미루지 말고 빨리 빨리! — 온라인에서 어떤 분의 새해 계획을 보았습니다. “드라이어에서 꺼내자마자 빨래를 개겠다”였습니다. 단순한 일이지만, 아무나 할 수 없는 일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비슷한 것들이 많지요. 세척이 끝나면 식기세척기에서 그릇 꺼내서 정리하기. 설거지 밀리지 말고 매일 저녁에 하기. 환불 기한(return window) 넘기지 말기… 훌륭한 리스트임에 틀림 없지만, 여기서 그치면 안 된다고 생각했습니다. 주일 설교 준비도 빨리 빨리 하겠습니다. 가능하면 말씀이 먼저 정해지고, 메시지에 맞춰서 찬양도 정하려 합니다. 그러다보니 제 설교 준비가 늦어지면 모든 준비가 늦어지더군요. 또 미디어팀에서 제때 예배를 준비하시기 힘든 점도 있습니다(혁진 형제님, 사랑합니다). 40년 째 목회하시는 저희 아버지도 늘 쫓겨서 밀려서 주일 설교를 준비하시곤 했습니다. 어머니께서 ‘그것 좀 빨리빨리 해 놓고 토요일에는 좀 쉴 수 없느냐’고 핀잔을 하시면, 아버지의 명대사가 이어졌습니다: “식을까봐 그래.” 2025년에는 식지 않은 따뜻한 밥 보다, 오래 묵힌 묵은지 같은 말씀을 내겠습니다.
하나님께 더 맡기기 — 신년예배 때 잠시 나눴지만, 다사다난했던 2024년을 지나면서 많이 조급해 한 것 같습니다. 제 안에 있었던 다스리기 힘든 분노가 있었는데, 물론 억울한 상황에 기인한 것이었습니다. 하지만, 더 근본적 원인은 제 안에 있었던 조급함 때문이었습니다. 하나님이 하시는 일인데, 맡기지 못하고 의지하지 못했습니다. 그래서 우리가 처한 상황이 더 크게 보였고, 더 부정적으로 생각했던 것 같습니다. 하나님이 이끌어 가시는 교회이고, 하나님이 지키시는 교회인데 누가 뭐라한들 무슨 상관이겠습니까. 다른 사람들이 우리를 어떻게 생각하느냐 보다 훨씬 중요한 것은 하나님이 우리를 어떻게 생각하시는가 하는 것입니다. 다른 이들이 어떤 프레임 안에 우리를 가두는가 보다 더 중요한 것은 하나님 안에 거하는 것입니다. 새해에는 하나님께 더 맡기겠습니다. 조급함을 버리고 여유를 갖겠습니다. 주님이 주시면 감사하고, 거둬가셔도 다 주님의 것임을 인정하는 기회로 삼겠습니다. 하나님이 하신다는 것을 고백하면서 이끄심에 순종하겠습니다. 하나님이 더 기뻐하시는 사역이 되길 기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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