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목요일부터 토요일까지 블루밍턴한인교회 청년부 수련회를 인도했습니다. 청년부 수련회에 80명이 모였고, 함께 말씀을 나누고 찬양하고 기도하고 돌아왔습니다. 블루밍턴 교회 안에 하나님이 일하시고 계신 것이 너무나 분명하게 보였고, 학업과 커리어로 바쁜 가운 중에도 교회를 위해 또 다른 이들을 위해 헌신하는 일꾼들의 이야기를 보고 들었습니다.
부흥회가 시작되면서 몇 분을 소개하는데, 그 중에 “엄마”가 있었습니다. “자 저기 뒷편에 계십니다. 수련회 동안 모든 식사를 책임져 주시는 청년부의 엄마이십니다.” 고개를 뒤로 돌리면서, 그곳에 서 계실 중년의 여성 권사님을 상상했지만, 30대 젊은 건장한 형제님이 뒤에서 손을 흔들며 인사를 했습니다. 이름표에도 “밥 조” 소속의 “엄마”라고 되어 있었습니다. 진정, 엄마 형제님은 수련회 내내 주방에서 나오지 않고 밥 짓고 그릇을 닦고 치우는 일에만 열중했습니다. 수련회라고 하면 누구나 ‘예배에 참석하고 은혜받고 와야지…’ 하는 마음을 품고 산에 올라오게 마련인데, 엄마 형제님은 밥만 하러 왔다고 했습니다. 심지어 음식이 맛있었습니다.

로렌스 수도사가 쓴 하나님의 임재 연습이라는 책에 보면, 그가 하나님을 만나고 경험했던 방법들이 나와 있습니다. 수도원에 살면서 시간을 정해 기도하고 말씀을 묵상하고 하는 시간도 하나님을 만나는 시간이었지만, 로렌스 형제에게는 빗자루를 들고 수도원 마당을 쓰는 시간도 또 식사 당번이 되어 밥을 짓는 순간도 하나님과 교제하는 순간이었습니다.
우리에게는 성스러운 것(聖)과 속된 것(俗)을 구별하는 습관이 있습니다. 이러한 사고방식에서 종교적 체험은 반드시 성스러운 행위에만 국한됩니다. 하지만 우리가 믿는 예수님은 가장 속된 사형틀을 가장 거룩한 구원의 상징으로 승화시킨 분이십니다. 주님은 당시 사람들이 매일 먹었던 빵과 포도주를 가지고 가장 거룩한 성찬을 제정하셨고, 부정한 음식이 사람을 더럽히는 것이 아니라 사람의 더러운 생각과 말이 그렇게 한다고 선언하셨습니다. 주님은 안식일이나 주요 명절에만 (“거룩한 날들”에만) 멋진 옷을 차려입고 사람들과 만나지 않으셨습니다. 시장에서, 식당에서, 광장의 구석에서 매일 사람들과 만나 하나님의 나라에 관해 이야기하셨습니다. 주님은 속된 세상에 침투해 오신 성스러움 그 자체이셨습니다.
다시 갓난 아기 아빠로 돌아간 제가 새삼스레 깨닫는 것이 있습니다. 먹이고 재우고 뒷처리 하는 게 부모 역할이라는 생각입니다. 물론 아이가 자라면서 역할이 추가되고 달라지기도 하겠지만, 이제 시작된 새 생명을 위해 부모가 해야 하는 중요한 일은 거의 대부분 보람도 적고 멋도 없는 일이더군요. 하지만, 바로 그 일을 위해서 저를 또 우리를 불러주셨음을 믿습니다. 믿음 안에서 우리의 자녀된 이들을 위해서 봉사하고 섬기고 뒤치닥거리 하는 일을 위해서입니다. 누가 알아주지 않아도 칭찬해주지 않아도 괜찮습니다. 하나님이 받으시고, 그분의 나라를 위해 쓰십니다. 우리가 섬기는 그들이 하나님 나라의 큰 일꾼들로 자라게 하실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