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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회 칼럼] 함께 지어져 가는 교회

이 시대의 화두는 나(me)입니다. 계몽주의 이후로 개인은 사회의 전면에 나서기 시작했습니다. 교회나 국가라는 집단적 정체성이 지배했던 이전 시기와 달리, 계몽주의, 근대주의, 후기근대주의 사회들은 개인의 생각, 권리, 가치를 중시하는 방향으로 발전해 왔습니다. 문제는 중세 시대에 교회가 통제불가능한 힘을 누리면서 타락했듯이, 개인들도 같은 몰락의 길을 갈 수 있다는 점입니다. 개인주의 시대의 타락을 우리는 분열된 사회에서 보고 있습니다. 너무 거창하게 시작했지만, 요지는 “나 중심인 세상”에서 “공동체 중심인 교회”를 만드는 것이 쉽지 않다는 것입니다. 


에베소서 2장에서 바울 사도는 교회 공동체를 만드는 핵심이 예수님의 자기 희생이었다고 말씀합니다: 


14 그리스도는 우리의 평화이십니다. 그리스도께서는 유대 사람과 이방 사람이 양쪽으로 갈라져 있는 것을 하나로 만드신 분이십니다. 그분은 유대 사람과 이방 사람 사이를 가르는 담을 자기 몸으로 허무셔서, 원수 된 것을 없애시고, 15여러 가지 조문으로 된 계명의 율법을 폐하셨습니다. 그분은 이 둘을 자기 안에서 하나의 새 사람으로 만들어서 평화를 이루시고, 16원수 된 것을 십자가로 소멸하시고 이 둘을 한 몸으로 만드셔서, 하나님과 화해시키셨습니다.


예수님은 유대 사람들과 이방 사람들 사이에 있었던 담을 허무셨는데, 그 담을 허문 망치는 다름 아닌 예수님의 “자기 몸”이었습니다. 자기를 던져서 담을 무너뜨리셨습니다. 이 둘을 가르는 결정적 기준 하나가 율법이었는데, 예수님께서는 “자기 안에서" 즉 십자가 위에서 율법을 폐하시고 갈라진 두 집단을 “한 몸으로 만드셔서 하나님과 화해시키셨습니다”(16절). 


우리가 “예수사랑을 구체적으로 고백하는 건강한 교회 공동체”를 만드는 방식도 똑같아야 합니다. 자기 자신을 내려놓는 것에서 그치지 말고, 던져야 합니다. 우리 몸으로, 교회 안팎에 존재하는 모든 담을 허물어야 하고, 나뉜 것들을 우리 안에서 먼저 하나되게 해야 합니다. 캡스톤이 되겠다는 욕심을 버리고, 예수님처럼 코너스톤이 되어야 합니다. 주춧돌(모퉁이돌)은 항상 낮은 곳에 있습니다. 넓은 마음으로 그 위에 모든 것을 안고 가고 받아줍니다. 


“수포자”라는 말이 있다고 합니다. 문과 학생 중에 수학이 어려워서 포기한 이들을 수학포기자 = 수포자라고 부른답니다. 예수님의 제자들은 자포자가 되어야 합니다. 한없이 자기 자신을 포기하는 사람. 끝도 없이 내려 가서, 자신은 돌볼 겨를도 없이 남들을 위해 헌신하는 사람이 되어야 합니다. 자기를 포기하는 그 사람들 가운데, 세상은 아름다운 하나님의 교회를 볼 것입니다. 주님은 영광스런 교회가 우리 가운데 멋지게 지어질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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